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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없고 효율 뛰어난 ‘차세대 메모리’ 기술 등장

발열 없고 효율 뛰어난 ‘차세대 메모리’ 기술 등장

  • 기자명 박설민 기자
  • 입력 2022.09.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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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0차원 공허’기반 다중 유전율 메모리 반도체 개발

산소 빈자리로 만들어진 0차원 공허 주변의 결정구조 변형 모식도/울산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발열이 거의 없고 성능 역시 뛰어난 차세대 반도체 개발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시스템 발열 및 성능저하 등이 인공지능(AI) 연구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차세대 AI 시스템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UNSIT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륨지르코늄 산화물 단결정 단면/ 울산과학기술원

오윤석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교수팀은 물질 결정 속 텅 비어있는 공간인 ‘0차원 공허’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 성질을 이용한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태헌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유전율은 어떤 물체에 전기장을 가했을 때, 원자핵 주의의 전자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인 ‘편극’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다. 모든 물체는 전기장을 가하면 물질 내부에 무질서하게 놓여있던 ‘전기쌍극자’가 정렬한다. 이 전기쌍극자들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정도가 바로 유전율이다. 여기서 전기쌍극자란 (-)전하를 띤 분자와 (+)전하를 띤 분자가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계다.

연구팀은 유전율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강유전체(Ferroelectrics)’ 박막을 개발해, ‘0차원 공허’를 만들었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없이도 스스로 ‘분극(특정 막 안팎의 전하가 나눠진 상태)’을 가질 수 있는 물질이다. 

새로운 강유전체 박막은 오윤석 교수팀에서 개발한 새로운 웨이퍼(Wafer) 소재인 ‘바륨지르코늄 산화물(BrZrO₃) 단결정’ 위에 김태헌 교수팀이 ‘티탄산바륨(BaTiO₃)’ 박막을 증착해 만들었다. 웨이퍼는 단결정(원자구조가 일정하게 배열된 한 개의 덩어리) 기둥을 얇게 썬 원판이다.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기판의 경우, 실리콘 단결정 기둥을 썰어 만든 원판이다.

오 교수팀이 개발한 바륨지르코늄 산화물의 격자상수(결정 내 원자들의 간격)는 0.4189nm로 기존 웨이퍼들보다 큰 크기다. 이때 큰 격자상수를 가진 단결정에 티탄산바륨 박막을 결합하면 그 사이에 텅 비어있는 공간, 즉 ‘0차원 공허’가 만들어진다. 0차원 공허를 제어하는 것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소 공간 제어 기술이라는 것이 UNIST측 설명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0차원 공허와 주변 원자 사이에서는 상호 작용이 발생하고, 박막 소재의 유전율 크기를 바꿀 수 있다. 이때 변화하는 유전율을 메모리 반도체에 적용하면, 기존 저항 방식의 메모리 반도체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발열도 없다. 또 1과 0만 쓰는 이진법 메모리보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 ‘다진법 메모리’ 구현도 가능하다. 

오 교수는 “이번 0차원 공허가 주변 원자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하고 이를 제어해 새로운 유전율 메모리 소재를 구현할 수 있었다”며 “전통적인 반도체 소재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메모리 소재나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응집물질 물리학 세계 2대 저널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9월 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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