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4-26 10:53 (금)
실시간
급성장하는 반려로봇 산업, 진짜 ‘로봇 친구’는 언제쯤 만날까

급성장하는 반려로봇 산업, 진짜 ‘로봇 친구’는 언제쯤 만날까

  • 기자명 박설민 기자
  • 입력 2022.07.29 17:4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반려로봇’의 대중화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수많은 로봇 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바이센테니얼 맨(2000)’에서는 주인공 로봇 앤드류가 주인의 둘째 딸 아만다에게 말 나무조각상을 만들어 선물로 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아만다는 앤드류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이처럼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친구가 돼줄 수 있는 ‘반려로봇’의 보급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철과 전선, 연산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로봇이 친구, 더 나아가 가족과 같은 인생의 반려자가 되어줄 수 있을까.

‘바이센테니얼 맨(2000)’에서는 주인공 로봇 앤드류가 주인의 둘째 딸 아만다에게 말 나무조각상을 만들어 선물로 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아만다는 앤드류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

◇  반려로봇, 심리적 안정 효과 있어… 고령화·1인 가구 사회 중요 역할 기대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는 반려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나날이 커져가는 이유는 반려로봇이 사람들에게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특히 반려로봇에 기대되는 효과는 ‘심리적 안정’이다. 노약자와 어린이, 장애인 등에 대한 돌봄 지원 및 생활지원의 단순한 역할 뿐만 아니라 반려자나 반려동물처럼 ‘감정 교감’ 역할도 수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반려로봇이 이용자들에 심리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서 발표한 ‘The Psychosocial Effects of a Companion Robot: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2013)’ 논문에 따르면 반려로봇 이용한 실험자 다수가 외로움이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연구팀은 요양원과 병원의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에서 개발한 반려로봇 ‘파로(Paro)’를 일주일에 두 번, 12주의 기간 동안 이용하도록 하고, 실험자들의 인지 상태, 외로움, 우울감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파로를 이용한 실험자들은 우울감과 외로움이 대폭 감소했지만, 대조군의 경우 우울감과 외로움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반려로봇이 인간에게 심리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은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에서 개발한 아기하프물범 모양 애완로봇 파로(Paro)를 앉고 있는 노인의 모습./ 사진제공=Parorobots

이 같은 효과에 힘입어 반려로봇 파로는 현재 입원 환자나 요양시설 수용자, 간병인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목적으로 실제 의료 현장 및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2005년 일본에서 상용화된 이후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경치료 의료기기’로 인정받아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5,000개의 PAROS가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로봇 업계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반려로봇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진자 및 가족 구성원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심리적 고립감 증가하거나 돌봄 인력 공백 문제가 증가했고, 이를 해결할 방법 중 하나로 반려로봇이 꼽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 의료로봇연구소장인 양광종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격리된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대화를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로봇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반려로봇산업은 성공가능성이 높은 산업이지만, 동시에 기술 확보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제공=Gettyimagesbank

◇ 아직은 부족한 기술력… 진짜 ‘로봇 친구’ 되려면 자율지능 등 기술 확보해야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실제로 반려로봇 시장은 해마다 급격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 반려로봇시장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CAGR) 25.57%로 지난해 72억7,167만달러에서 올해 91억1,868만달러, 오는 2027년 285억1,65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려로봇이 아직까지 진짜 ‘로봇 친구’가 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실제로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로봇청소기나 AI비서 등이 사람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반려로봇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핵심 기술들의 발전이 좀 더 뒷받침돼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반려로봇(Life Companion Robots,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로봇의 형상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복합지능 △자율지능 △고성능 컴퓨팅 △변혁적 컴퓨팅 △초연결 입체통신 △초실감 상호작용 △신뢰 인프라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자율지능’ 분야에 속하는 ‘로봇 소셜 상호작용지능’의 경우 반려로봇기술 발전의 가장 핵심 기술 중 하나다. 로봇 소셜 상호작용지능은 사람의 사회적 상호작용 신호와 단서(Social signals & Cues)들을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함으로써 사람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로봇 지능이다.

ETRI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까지 로봇 소셜 상호작용지능의 경우 주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위한 단서에 해당하는 인식 기술(얼굴, 성별, 연령, 표정 등)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얼굴·성별 등을 인식해 개인화 수준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나 장기 상호작용하는 기술 개발은 아직은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ETRI에서 발표한 ‘지능정보사회로 가는 길: 기술발전지도 2035 (2020)’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소셜 상호작용지능 발전 단계는 총 6단계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레벨 0: 스크립트 기반 단방향 상호작용 ▲레벨 1: 사람이 제공한 정보기반 로봇 행위 생성 ▲레벨 2: 사람 행동에 반응하는 로봇 행위 생성 ▲레벨 3: 사용자 정보모델 자동구축 및 로봇 행위 개인화 ▲레벨 4: 단기관찰(경험학습)을 통한 사용자 목표, 의도 추론 ▲레벨 5: 장기관찰(경험학습)을 통한 개별 사용자에 대한 지식 축적, 다수 사용자와의 장기 상호작용으로 구분된다. 기술 발전 상황을 고려하면 반려로봇의 기술력은 현재 2~3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ETRI 연구원들은 “2035년 반려 로봇 형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로봇과 직접 관련된 자율지능뿐 아니라 초지능, 초연결, 초실감, 지능화융합 모든 분야의 관련 기술들이 함께 발전돼야 한다”며 “특히 복합지능은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로봇에게는 필수적인 기술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험기반 학습을 통해 로봇 스스로 사용자를 관찰하면서 사용자의 목표·의도를 추론하고, 선호도·습관 등에 대한 지식축적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이해를 통해 다수의 사용자와도 자연스러운 장기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THE A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